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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EI, “아요치나파 사건에 국방부, 해군, 정보기관까지 연루”

AMLO, “관련 책임자 120~130명 체포돼 조사중”

멕시코 아요치나파(Ayotzinapa)43명 학생 실종사건의 조사단체인 GIEI(Grupo Interdisciplinario de Expertos Independientes)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 조작을 위해 멕시코 국방부, 해군부, 시센(멕시코 국가안보조사실, Cisen)이 조직적으로 학생들을 구금, 신문, 고문 등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GIEI는 멕시코 연방검찰과 8년 동안 이 사건의 조사를 위해 협력해 왔으며, 3개 기관에서 정보를 조작하고 은폐했던 최신 조사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GIEI의 카를로스 베리스타인(Carlos Beristaín)과 앙헬라 부이트라고(Ángela Buitrago) 조사관들은 당시 사건과 관련된 공식문서들을 분석한 결과 실종된 대학생들이 조직 범죄와 의 연관은 없었으나 이구알라(Iguala)시와 주변 지역에 배치된 군과 지방경찰은 조직범죄와 연관이 있었다고 분명히 밝혔다.

두 조사관은 기자회견에서 연방검찰이 국방부로부터 이 문제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받을 것을 연방검찰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들은 2014년 9월 이후 멕시코 군부가 사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군부대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으며, 군이 관련 진술을 수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리스타인 조사관은 “시센이 학생들을 밀착 미행했으며 이구알라시에서 학생이 실종된 현장에 시센 요원이 있었다”며 “우리의 보호를 받고 있는 한 목격자가 당시 사건현장에 시센요원이 있었음을 알아냈고 시센은 학생들을 감금하여 심문을 자행한 것을 숨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구알라에 있는 제27보병대대와 마약 밀매업자들이 공모한 증거가 있으며, 군은 학생들이 범죄단체와 연계된 혐의를 만들어 내기 위해 이 학생들을 면밀하게 추적했었다고 덧붙였다.

앙헬라 부이트라고 조사관은 국방부가 2014년 9월 26일부터 10월까지 이구알라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실시간 정보가 담긴 16개의 문서의 존재를 부인했다고 밝혔다.

부이트라고 조사관은 학생들을 납치하라고 지시한 범죄집단 게레로스 우니도스(Guerreros Unidos)의 일원인 힐다르도 로페스 아스투디요(Gildardo López Astudillo),엘힐(EL Gil)의 전화통화내역을 감청한 사례를 제시했다. 그녀는 “이구알라시 경찰의 한 지휘관이 이 지역보스 엘힐에게 이구알라에서 잡힌 학생들이 아요치나파 출신이며 17명을 데리고 있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또한 그녀는 “그 후 엘 힐은 펠리페 플로레스(Felipe Flores)치안국장에게 피해자들을 로스 로보스(Los Lobos)로 옮기도록 경찰들에게 지시하라고 요청했고, 엘힐과 그의 갱단들은 로스 로보스에서 학생들을 인계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베리스타인 조사관은 아요치나파 사건에 대한 해군부의 개입은 불법적이었다고 말했다. 해군부는 감금과 고문을 통해 진실을 왜곡하려 했으며, 코쿨라(Cocula)의 산 후안(San Juan)강가에서 발견된 피해자 유해가 든 가방도 해군에서 자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해군부의 이러한 감금과 고문을 바탕으로 당시 세이도(Seido, Subprocuraduría Especializada en Investigación de Delincuencia Organizada, 조직범죄전담수사기구)와 연방검찰에 의해 소위 그럴듯한 소설작품이 하나 탄생했다”고 전했다.

베리스타인은  “그들은 우리가 거의 알지 못하는 특수그룹과 함께 비밀 정보 작전을 수행하며 고문을 자행했으며 두 사람이 사망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요치나파 실종사건은 2014년 9월 멕시코 게레로 주에 위치한 아요치나파 농촌 사범대학생 43명이 강제 실종된 사건이다. 아요치나파 사범대학은 그 지역내 오랜 좌익활동으로 이름을 알린 대학이다.

사건은 이들 학생이 2014년 9월 26일 근처 도시 이구알라로 차별적인 교사 대우에 항의하는 원정 시위를 갔다 돌아오는 길에 벌어졌다. 시위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나눠타고 오던 버스들을 경찰이 막아선 뒤 총격을 한 것이다. 그 자리에서 학생 2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또 다른 한 명은 다음날 총격 현장 근처에서 사지가 절단된 채로 발견됐다. 몇몇 학생들은 무사히 도망쳤으나, 43명은 실종됐다.

경찰은 당시 버스가 납치된 차량이어서 공격했다고 주장했으나, 살아남은 학생들은 운전기사가 태워다 주겠다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멕시코 당국은 이 사건을 수사한 뒤 “학생들이 부패한 지역경찰에 의해 범죄조직 ‘게레로 우니도스’에 넘겨졌고, 게레로 우니도스는 이들 학생을 살해하고 코쿨라시의 쓰레기 처리장에서 불태운 뒤 재를 냇가에 뿌린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게레로 우니도스는 이들 학생을 다른 경쟁 범죄조직의 조직원으로 잘못 알고 살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수사 결과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아메리카인권위원회(IACHR)는 2015년 초 ‘학생들이 실종된 날 위성사진을 보면 주변에 화염이 없었다’며 수사 결과가 ‘결함투성이’라고 반박했다. 아르헨티나의 감식 전문가들이 참여한 다른 조사팀도 43명의 학생이 쓰레기 처리장에서 소각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나섰다.

법원은 또 이 사건으로 구속돼 조사받던 게레로 우니도스의 두목과 지역 경찰 20여 명이 수사 과정에서 고문을 받고 자백을 강요받았다는 이유로 석방을 명령했다. 당국의 실종자 수사가 잘못됐다는 걸 사법부가 확인한 것이다. 법원은 또 당시 수사 책임자 토마스 세론의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나, 세론은 해외로 도피했으며 현재 이스라엘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요치나파 사건은 멕시코와 국제적으로 큰 소동을 일으켜 멕시코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를 촉발하고 국제 인권기구의 관심을 끌었다. 이 사건은 강제 실종, 폭력, 부정부패등 멕시코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켰다.

이 사건은 현재도 계속 조사중에 있으며 사건에 대한 의구심과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어서 실종된 학생의 가족들은 인권 단체와 함께 아요치나파 사건에 대한 정의와 진실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AMLO 대통령은 지난 25일 아침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의 책임자 120 ~ 130 명이 체포됐으며 그 중에는 중요한 민간 및 군 관리가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하지 않았다면 과거 탄압과 인권 침해 행위를 자행했던 ‘보수그룹’들은 이번사건을 이미 종결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