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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재벌기업가 사망

알레한드로 마르티 향년 73세

아들 납치사건으로 사회 활동가의 길로 접어들어

당시 정부에, “어렵고 불가능하면 그 자리를 당장 떠나라”고 쓴소리 남기기도

멕시코의 한 재벌 기업가가 사망했다. 시민사회단체 멕시코 SOS(México SOS)의 설립자이자 스포츠 용품회사 마르티 그룹(Grupo Martí)의 알레한드로 마르티(Alejandro Martí)회장이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몇 달 동안 앓고 있었던 호흡기 질환이 사망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와 가깝게 지냈던 정치인들은 SNS를 통해 이 소식을 전하며 애도를 표했다. 호세 안토니오 메아데(José Antonio Meade) 경제학자이자 전 대통령 후보는 “알레한드로 마르티의 사망소식을 접하게 되어 매우 슬프고, 그는 용감하고 헌신적인 사람이었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 2008년 6월 4일 그의 아들 페르난도 마르티(Fernando Marti)가 갱단들에게 납치됐다가 53일 후 멕시코시티 코요아칸(Coyoacán) 알칼디아(Alcaldía)의 페드레갈 데 카라스코(Pedregal de Carrasco)지역 차량 트렁크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당시 페르난도의 나이는 14세였다.

당시 페르난도는 운전기사, 경호원들과 함께 학교로 등교하던 중 하르디네스 델 페드레갈(Jardines del Pedregal) 지역 인근의 인수르헨테스 수르(Insurgentes Sur)거리에서 연방요원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로부터 납치당했다. 아버지 알레한드로 마르티는  납치범들에게 600만 달러의 몸값을 지불했지만, 어린 페르난도는 도난차량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사건은 페트리시오레트(Petriciolet)라는 범죄집단의 소행으로 밝혀졌는데, 2002년에서 2008년까지 멕시코시티와 멕시코주에서 주로 활동했으며, 납치 피해자의 시신에 꽃을 남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9월 384년 형을 선고받은 아벨 페트리시오레트(Abel Petriciolet)가 조직의 우두머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에 연방정부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페트리시오레트는 14건의 납치를 통하여 최소 23명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사업가의 자녀나 가족이 운전기사나 경호원 등을 동반한 채 납치당했다. 당국은 그들이 납치대상 뿐만 아니라 운전기사나 동행인까지 살해했기 때문에 당시 멕시코시티에서 가장 잔인한 범죄집단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들은 길가에 가짜 도로 차단 장치를 설치, 경찰을 가장하여 가짜 체포영장을 제시한 뒤 피해자들을 연행하는 수법을 감행했다. 돈을 받기 위해 납치된 피해자 가족들에게 연락하여 고속도로나 다리에 주차된 차 조수석에 몸값을 두고 가라고 요구했다.

칼데론 정부시절 시민안전부는 멕시코시티의 소치밀코(Xochimilco)와 틀랄판(Tlalpan)에 그들의 소재 거점지역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당국은 이 지역에서 두 명의 납치 피해자를 구출하고 갱단 체포에 성공했는데, 여기서 체포된 사람 중 한 명인 노에 로블레스 가르시아(Noé Robles García)는 페르난도 마르티를 살해한 혐의를 인정했다.

페르난도가 시신으로 돌아온 지 며칠 후, 알레한드로 마르티는 당시 펠리페 칼데론(Felipe Calderón)정부 공무원들에게 “내 아들의 고통과 죽음은 나와 같은 슬픔을 겪은 모든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공직자 당신들이 하는 일이 너무 어렵고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월급도 받지 말고 그 자리에서 당장 떠나라. 지금처럼 그 자리를 지키는 것도 부패”라고 비판했다.

이 연설로 그는 멕시코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으며, 시민단체 멕시코 SOS를 설립하여 사회활동가가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알레한드로 마르티가 설립한 시민사회단체 멕시코 SOS는 치안과 범죄 폭력의 심각한 위기 속에서 사회의 안전과 사법제도를 변화시키고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취지로 2008년에 탄생했다. 이 단체는 형사사법, 공공 보안 및 교도소 시스템의 변혁을 위한 운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소외된 지역사회와 청소년들을 위하여 각종 교육 및 사회복지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알레한드로 마르티는 누구인가?

알레한드로 마르티는 1950년 멕시코시티 출생으로 마르티가의 사업은 그의 할아버지 도밍고 마르티 리에라와 그의 아버지 도밍고 마르티 포르툰이 1936년 멕시코시티에 데포르테스 마르티 상점을 오픈하면서 시작됐다.

이 스포츠 용품 가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성장했고 1968년 멕시코 올림픽 기간에는 알레한드로 마르티가 경기장 내 가판대에서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올림픽 이후 데포르테스 마르티 매장은 인기가 높아져 멕시코시티의 여러 지역에 더 많은 매장을 열게 되었다.  

1991년 알레한드로 마르티는 스포츠 시티라는 이름의 첫 번째 스포츠 센터를 열었으며, 5년 뒤에는 아웃렛 매장사업에 진출했다. 2008년부터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 진출하면서 마르티 그룹이 설립됐고, 2011년에는 최대 50%의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알레한드로 마르티는 사업가라는 직업외에도 화가이자 건축가였으며, 소아암 어린이를 돕는 자선사업에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