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남아공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듯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남아공에서 열릴 브릭스(BRICS) 정상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빈센트 마그웨냐 대통령실 대변인이 이같이 전했다. 대신 러시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 장관이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남아공은 국제형사재판소(ICC) 회원국으로서 정상회담에 참석할 경우 원칙적으로 푸틴을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회담 개최에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현재 국제형사재판소는 푸틴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그러나 브라질,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정상들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라고 마그웨냐 대변인은 전했다.
라마포사 남아프리카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푸틴을 체포하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선전포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제형사재판소 회원국으로서 남아공은 푸틴이 자국 영토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아공의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이 사법부를 통해 정부가 푸틴이 남아공에 입국할 경우 체포하여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넘기는 것을 시도한 이 사건은 사법부의 판단을 받게 됐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런 민주동맹의 행동을 무책임하다고 언급하면서 “러시아의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선전포고와 다름없다고 나는 분명히 밝혔다. 러시아와의 전쟁에 국가가 연루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우리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야당인 민주동맹은 앞서 지난 5월 30일 자국 법원에 푸틴 대통령이 브릭스 회의에 참석할 경우 그를 체포해 국제형사재판소에 신병을 인도할 것을 선언하도록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했다.
민주동맹의 엘자네 존커 변호사는 라마포사 대통령이 진술서에서 “푸틴 대통령이 ICC 체포 영장으로부터 면책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동시에 그가 체포될 것이라고도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가처분 신청 건은 오는 21일(현지시간) 남아공의 하우텡 고등법원에서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