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거대 진보 정치인 사망
지난 9일 무뇨스 레도 민주혁명당 공동창립자 영결식 거행
AMLO 대통령, “동반자 관계의 좋은 순간들은 지우지 못해”
멕시코 각 정치인들 애도행렬 이어져
지난 9일 멕시코 좌파정치인이자 민주혁명당(PRD)의 공동 창립자인 포르피리오 무뇨스 레도(Porfirio Muñoz Ledo)가 올해 89세로 사망했다. 영결식은 판테온 프란세스(Panteón Francés)에서 거행됐으며, 그와 함께 민주혁명당을 창당한 쿠아우테목 카르데나스(Cuauhtémoc Cárdenas)와 각 당의 정치인과 관계자들이 찾아와 작별을 고했다.
쿠아우테목 카르데나스 전 민주혁명당대표는 장례식장에 도착해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으나 자리를 떠나는 길에 무뇨스 레도의 멕시코 민주주의에 대한 공헌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그를 투사로 기억할 것이다. 때로는 다른 동지들과 만나고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그는 항상 멕시코의 변화를 위한 투쟁에 굳건히 서 있었다.”고 말했다.
산티아고 크레엘(Santiago Creel)연방 하원의장도 현장에 도착해 무뇨스 레도의 죽음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우리는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전투를 치렀다. 포르피리오 무뇨스 레도는 멕시코를 사랑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정치가였으며, 그는 이제 영원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모레나(Morena)의 마리아 클레멘테 가르시아(María Clemente García)하원의원과 헥터 바스콘셀로스(Héctor Vasconcelos)상원의원도 조문하여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세사르 야네스(César Yáñez)민주사회개발 담당차관은 최근 몇 년 동안의 정치적 의견 의 불일치가 있었지만 같은 좌파입장을 가진 정치인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말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멕시코 대통령도 무뇨스의 사망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한 때 민주혁명당 소속이기도 했었던 AMLO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최근의 의견 불일치가 있었다 할지라도 동반자 관계의 좋은 순간과 그가 남긴 정치적 유산들은 지우지 못한다. 나는 그의 가족과 친구들을 포용한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무뇨스 레도는 2018년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멕시코 대통령으로 취임할 당시 하원의장 자격으로 그에게 대통령 어깨띠를 전달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정치경력 마지막 부분에서 AMLO 행정부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루이사 마리아 알칼데(Luisa María Alcalde) 내무부장관은 무뇨스 레도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포르피리오를 잃게 되어 매우 슬프다. 그는 좋은 친구였을 뿐만 아니라 최근 가장 위대한 정치가 중 한 명이자 여러 세대의 스승이었다”고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에 글을 남겼다.
펠리페 칼데론(Felipe Calderón)전 대통령도 포르피리오 전 의원과 이견을 넘어 당시 연방선거연구소(IFE)를 설립하는 데 협력했다고 강조했다.
여야 대선후보들과 각 당대표들의 무뇨스 사망소식에 대한 애도 메시지가 이어졌다. 소치틀 갈베스(Xóchitl Gálvez)야당 대선후보는 “그의 지성과 국가에 대한 비전은 현 정부의 권위주의에 맞서 싸우는 데 필요할 것”이라고 했고, 알레한드로 모레노(Alejandro Moreno)제도혁명당(PRI)대표는 무뇨스 레도의 가족에게 조의를 표하며 그를 멕시코 정치사에 길이 남을 인물로 묘사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Marcelo Ebrard)와 아단 아우구스토 로페스 에르난데스(Adán Augusto López Hernández)등 여당 대선후보들도 자신들의 SNS에 애도를 표하며 무뇨스의 좌파 정치인 경력을 강조했다.
포르피리오 무뇨스 레도는 1933년생으로 멕시코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당시 절대권력 여당인 제도혁명당에 가입했으며, 1960년대에 무뇨스 레도는 좌익 정치 조직인 민족해방운동(MLN)의 창립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당시 권위주의가 팽배했던 제도혁명당내에서 민주적 흐름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연방 하원의원으로 여러 번 선출되었으며 멕시코 의회에서 하원 의장을 지냈고, 또한 노동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다양한 정부 직책을 역임했다.
1988년 무뇨스 레도는 PRI의 대선경선후보였지만 선거 사기 혐의에 항의하여 경선에서 물러났는데, 이 사건으로 인하여 멕시코의 정치 지형에 전환점이 생겼고 제도혁명당의 장기집권이 몰락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평가받는다.
1990년대 초, 무뇨스 레도는 쿠아우테목 카르데나스와 민주혁명당(PRD)을 공동 창립했고 1999년부터 2000년까지 당대표를 지냈다.
그는 노동권, 원주민 권리, 양성 평등과 같은 사회적 및 정치적 권리를 옹호해 왔다. 그는 더 큰 투명성과 책임성을 요구하면서 정부 내의 부패와 권위주의적 경향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고, 특히 이민과 무역에 관한 미국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