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NEWS, 허태완 주멕시코대사 전격 인터뷰
허 대사, “멕시코는 성장 잠재력이 큰 나라, 우리에게 유리한 이점 될 수 있어”
“멕시코 현정부내에서 한-멕 FTA 추진은 어려울 듯”
“적어도 올해까지는 한국-멕시코 직항 어려워”
지난 12일 KMNEWS는 주멕시코 한국대사관(대사 허태완)을 방문하여 허태완 대사와 함께 한국 멕시코간의 이슈, 멕시코내의 한국 교민사회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KMNEWS(이하 KM)-대사님, 바쁘신 시간에도 불구하고 저희 KMNEWS와 인터뷰 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예전에도 주멕시코 공사참사관으로서 멕시코에서 근무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몇 년도에 멕시코에서 근무하셨고, 그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볼 때, 어떤 다른 점이 보이시는 지요? 좋게 바뀐 점이나 안 좋게 바뀐 점이 있으셨다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허태완 대사(이하 대사)-2015년에서 2017년까지 약 1년 정도 근무하다가 갑자기 서울로 가서 근무하게 되었고요. 그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멕시코 경제가 지금 훨씬 많이 좋아졌고, 한국과 멕시코의 교류, 특히 경제통상 분야가 제가 과거에 있었던 7년전보다 더욱 활발해진 것 같습니다.
치안사정이 그 때 보다 좋아지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심리적으로 느끼는 불안감은 아직 여전한 듯합니다. 멕시코와 미국과의 관계가 예전보다 더욱 밀접해지고 교류가 잦아지다 보니 멕시코 사람들 특유의 순박한 모습들이 점점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KM-대사님께서는 멕시코 근무경력 뿐만 아니라 외교부에서 중남미지역 협력과장, 중남미 국장 등을 역임하셔서 중남미 지역 전문가로 알려져 계십니다.
멕시코를 보면, 지하자원 매장량도 풍부하고, 인구도 1억이 넘지만 인구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중남미 지역에서는 브라질과 더불어 경제대국에 속하고요.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요건과 잠재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선진국이 될 수 없는지 대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대사-말씀하신 대로 멕시코는 지하자원도 풍부하고 인구도 1억 3천이며 외국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나서 지금은 더 잠재력이 큰 나라가 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멕시코는 그들이 지닌 잠재력을 점점 실현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우리 한국 기업들에게는 멕시코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이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멕시코 보다 빨리 경제발전을 시작했고 제도적, 기술적 역량이 앞서 있어요. 한국, 멕시코 두 나라가 잘 협력하면 멕시코의 성장 잠재력을 더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문제는 멕시코의 거버넌스 문제, 빈부격차, 지역별 격차, 교육, 치안 문제 등 고질적인 문제들이 있지만 앞으로 잘 극복해 나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KM-한멕 FTA 협상이 지난해 3월에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이후의 진척상황은 아직 없는 건지요? 진척상황이 없다면 어떤 점이 협상의 가장 큰 장애요인일까요? 철강,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쪽에서 멕시코 경제계가 반대를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 부분이 문제인 건지요? 아니면 대통령부터 시작되는 멕시코 현정부의 기본성향이 FTA 추진에는 소극적인 면을 보이고 있는 건가요? 왜냐하면 1990년에는 멕시코쪽에서 먼저 FTA를 제안했었는데 지금 정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정부성향에도 차이가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대사-작년 3월 한국 산업통상부장관과 멕시코 경제부장관이 협상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는데 그 이후 협상이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협상이 안되는 이유는 복합적인 여러가지 이유가 존재하는데요.
일단 멕시코 현정부는 대외관계에 상당히 수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외관계에도 수세적인 입장에 있다보니, FTA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는 거죠.
철강, 석유화학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멕시코 재계가 FTA를 체결하면 한국의 질 좋은 상품들이 수입돼서 자신들이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는 것도 맞습니다. 정부는 수세적이고 재계는 반대하고 있는데 굳이 재계의 반대를 무릅쓰면서까지 정부입장에서는 FTA를 추진할 이유가 없겠죠.
즉, 정부 리더십의 문제, 재계의 반대가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멕시코 새정부가 들어올 때까지 FTA와 같은 민감한 문제들은 놔두고 갈 것 같습니다. 따라서 큰 진전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 새정부가 들어서면 정부성향에 따라 대외정책, 통상정책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멕시코 산업계에서는 FTA로 인한 관세인하를 우려하는데, 저는 그들에게 우리는 관세인하 효과는 크지 않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지금 관세로도 멕시코에 수출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거든요.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비관세장벽 인데, 멕시코에 진출한 우리기업에 대한 동등한 대우를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KM-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멕시코, 칠레, 페루, 콜롬비아 4개국이 정회원으로 되어있는 태평양동맹(PA)의 옵저버 국가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나라도 준회원국으로 가입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들었는데요. 제가 봤던 특이한 점이 여기에 준회원국으로 가입이 되면 이들 국가와 FTA를 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협상은 어떻게 진행이 되어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대사-우리는 준회원국에 가입하기 위해 협상에 돌입하겠다고 했지만, 그 전에 1차 협상 대상국인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뉴질랜드 4개국 협상도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멕시코 경제부에서도 협상이 잘 안되고 기대도 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또다른 문제는 의장국이 페루로 넘어가야 하는데 멕시코가 페루에 의장국 지위를 넘기지 않고 있습니다. 즉, 정회원국간의 내부적 갈등 때문에 이것도 당분간은 진행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KM-한국시각으로 6월 5일 재외동포청이 개청했습니다. 개청하는 부분에 대한 뉴스는 엄청 많은데, 구체적인 내용들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교민들에게 어떤 부분이 좋아지는지, 이전과 달라지는 장점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대사-일단 눈이 띄게 바뀌는 점이라면, 재외동포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이 높아지게 되고 영사, 법무, 교육 등 여러 부처에 흩어진 업무들을 한 곳에 모아서 민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의 여권, 국적 등의 업무는 오프라인으로 처리됐었는데, 이제는 디지털 민원서비스가 구축될 예정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구축된 것은 아니고요. 구축이 되면 영사민원업무를 영사 공관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처리 가능해질 겁니다.
주민등록번호도 없고 국내 핸드폰 번호도 없으신 교민들의 경우 은행인증이나 재외선거 전자우편투표 등에 있어서 많은 불편을 겪고 계십니다. 아직 확정은 되지 않았지만, 재외동포청에서 이 부분 해결을 위해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멕시코는 특이하게 한인 후손 5만여명이 멕시코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습니다. 재외동포청이 발족됐기 때문에 한인 후손들의 민족 정체성을 더욱 정립시키는 사업들을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KM-이제 교민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 한국, 멕시코간 직항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교민분들이 불편해하시는 부분인데요. 아에로멕시코가 직항운행을 해준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이게 여의치 않다면 우리 국적기 대한항공이 멕시코로 취항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요?
대사-대한항공이 직항으로 멕시코에 취항하는 것은 아직까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따라서 아에로멕시코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데요. 아에로멕시코는 코로나 때문에 직항을 중단했지만 재개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국토교통부측하고 협의중에 있습니다. 멕시코는 미연방항공청 FAA 2등급에 속하는데 1등급이 되면 우리 국토부측하고 협의가 잘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협의 후 재취항을 하려면 준비절차가 필요한데 그것 또한 시일이 걸리거든요.
아에로멕시코는 서울에서 멕시코시티까지 오고 가는 비행기는 7~8대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 기종들은 다른 노선에 편입된 상태라 새로 비행기가 도입되어야 하는데 당장은 어렵고 협의가 잘되면 내년에 재취항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KM-마지막으로 교민분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대사-네, 해외에 나와 계시다 보면 한국에 계시는 것보다 여러가지로 많이 불편하실 겁니다. 따라서 대사관에 기대하시는 부분이 많이 크신 데, 여러가지 제반여건상 기대에 못 미치기도 하는 부분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 쪽에서도 인적, 물적 문제가 있으니 쉽지 않습니다. 저희 대사관에서는 동포사회 문제에 대해서 항상 도움을 드리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건이 닿는다면 최대한 도와드릴 예정입니다.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동포사회내에서 자율적인 운영이 제일 우선입니다. 동포사회가 자율적으로 운영이 잘 되어 주시면 대사관은 뒤에서 뒷받침해주는 것이 제일 좋은 구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멕시코내 우리 동포사회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잘 화합하고 있기 때문에 동포사회는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아울러 우리 대사관은 차세대 동포문제에 좀 더 신경을 쓰고자 합니다. 차세대 동포들이 미래에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 우리 교민사회가 앞으로 멕시코 정계에 진출하여 정치적으로도 영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