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회 AMLO에게 “페르소나 논 그라타” 선언
지난 24일 페루의회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이 페루 내정에 지속적인 간섭을 했다는 이유로 기피인물을 뜻하는 외교적 용어인 ‘페르소나 논 그라타’를 선언했다.
페루 외무위원회에서 통과된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본회의에서 찬성 65표, 반대 40표, 기권 2표로 가결됐다. 페루의회 전 의장이었던 마리아 델 카르멘 알바(Maria Del Carmen Alva)의원은 자신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 동료의원들에게 지지를 촉구했다
알바의원은 “이것은 의회가 할 수 있는 일종의 정치적 제스처이기 때문에 멕시코와의 관계는 영향을 받지 않고, 태평양동맹협정(PA)의 틀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문제는 로페즈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디나 볼루아르테(Dina Boluarte)현 페루 대통령과 페루 의회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르멘 알바의원은 발의안에서 “로페즈 오브라도르의 지속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발언들을 거부한다”고 한다고 하면서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릴리아 파레데스(Lilia Paredes)페루 전 대통령 부인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가한 후 최근 몇 달 동안 페루 현 대통령을 ‘찬탈자’, ‘가짜’, ‘불법’으로 규정하며 그녀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하이메 키토(Jaime Quito)의원, 루스 루케 (Ruth Luque)의원, 엘리아스 바라스 (Elías Varas)의원, 엘비스 베르가라 (Elvis Vergara)의원 등은 카르멘 알바의원이 제기한 ‘페르소나 논 그라타’ 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AMLO 대통령은 태평양동맹 의장직을 페루에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페드로 카스티요의 정부 복직을 거듭 촉구했다.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은 2022년 12월 7일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혐의로 현재 아테(Ate)시 바르바디요 교도소에 구속되어 있으며, 그의 가족들은 멕시코에 망명했고, 이에 페루 정부는 반발하여 멕시코 대사를 추방했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무엇인가.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어 ‘기피인물, 혹은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서 현재는 외교적인 용어로 쓰이고 있다. 대사나 공사 등의 외교사절 중 특정 인물을 주재국 정부가 받아들이고 싶지 않거나, 주재국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페르소나 논 그라타를 선언한다. 이 선언이 있으면 외교관으로서 면책특권이 사라진다.
이는 ‘외교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정해져 있는 사항으로서 주재국은 아무런 이유 없이도 누구에게라도 페르소나 논 그라타를 선언할 수 있으나, 정당한 이유 없이 선언할 경우 상대국과의 마찰은 피할 수 없게 된다.
멕시코는 지난 2017년 9월 7일,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항의 표시로 김형길 당시 주멕시코 북한대사에게 페르소나 논 그라타를 선언하고 72시간 이내에 떠날 것을 명령한 바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