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LO의 오랜 친구도 감시당해
AMLO 대통령의 오랜친구인 알레한드로 엔시나스(Alejandro Encinas) 멕시코 인권담당 차관은 멕시코 군의 인권침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스파이웨어 중의 하나인 페가수스의 표적이 되었다고 지난 22일 미국의 주요 일간지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엔시나스는 해킹에 대해 그와 이야기를 나눈 4명의 사람들과 독립적인 포렌식 분석에 따라 해킹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즈 보도에 의하면, 그동안 멕시코는 오랫동안 해킹 스캔들로 많은 물의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통령에 가까운 인사는 말할 것도 없고 행정부의 고위 인사가 페가수스 스파이웨어에 감시당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멕시코에서 사이버 스파이 도구가 사용된 지 1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뉴욕타임즈는 이어 “엔시나스 차관에 대한 해킹공격은 이전에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불법 스파이 활동을 종식시키겠다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대통령의 공약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고, 멕시코의 사찰과 감시가 얼마나 심해졌는지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이며, 대통령 측근조차도 감시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페가수스 스파이웨어는 정부 기관에만 라이선스가 부여되며, 엔시나스 차관의 휴대폰을 해킹했는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현재 멕시코에서 이 스파이웨어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군대뿐이고 실제로 멕시코 군은 전 세계 어떤 정부 기관보다 더 많은 휴대폰을 대상으로 페가수스 기술을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엔시나스는 오랫동안 군부와 대립해 왔고, 그와 그의 팀은 멕시코 역사상 최악의 인권 침해 사건 중 하나인 43명의 학생 대량 실종 사건에 군이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는 지난해 납치 사건에 대한 정부 진상조사위원회를 이끌던 중 그의 휴대폰이 여러 차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해커들이 그의 디지털기기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었다.
페가수스 바이러스는 침입 흔적 없이 휴대폰을 감염시켜 모든 이메일, 문자 메시지, 사진, 캘린더 약속 등 휴대폰에 있는 모든 것을 추출할 수 있다. 휴대폰이 꺼져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휴대폰의 카메라 혹은 마이크를 통해 감시 대상자의 일거수일투족들을 확인할 수 있다.
엔시나스는 2000년 로페즈 오브라도르가 멕시코시티 시장이 되었을 때 시정부 내각에서 일했으며, 두 사람은 20년 넘게 정치적 파트너로 함께 일했다. 그러나 로페즈 오브라도르가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사람은 군부의 권력 강화에 대해 항상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멕시코 군대가 세계 최초이자 가장 많은 페가수스 사용자가 된 사실이 뉴욕 타임즈를 통해 밝혀지자 AMLO 대통령은 “멕시코 군대는 인권을 존중하며 이전과 같은 스파이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